2차창작 소설

[동방프로젝트 2차창작 소설] 비봉취중담화기록(秘封醉中談話記錄) 샘플 11~14p

서명수 2026. 1. 12. 22:22

 

비봉취중담화기록(秘封醉中談話記錄) 샘플의 링크입니다.

비봉취중담화기록(秘封醉中談話記錄) 샘플 3~7p : https://seomsu.tistory.com/4
비봉취중담화기록(秘封醉中談話記錄) 샘플 7~10p : https://seomsu.tistory.com/5
비봉취중담화기록(秘封醉中談話記錄) 샘플 11~14p : https://seomsu.tistory.com/6
비봉취중담화기록(秘封醉中談話記錄) 샘플 15~18p : https://seomsu.tistory.com/7

 

 

 

아래의 더보기를 누르시면 이미지 파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 파일로 보시면 인쇄물의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더 잘 보실 수 있습니다.

 

 

 

에서 일정기간 생존하는 것이 가능함을 먼저 확인한 뒤에 행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고, 그런 측면에서 아문센은 남극 연구의 시작을 열었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스콧이 남극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 점은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스콧을 두둔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너무 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해서는 안 될 일이니까.

 

그런 측면에서 아문센을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머리로는 그러고 싶어도, 가슴이 그것을 방해하는 것은 분명 내게 미지에 대한 탐구욕이 있기 때문이겠지.

 

그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관측된 죽음이 아니고, 관측되지 않은 죽음이기에 내가 준비만 철저히 하면, 탐구를 위해 나아가도 되는 게 아닐까?

 

물론 렌코는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식으로 말한 것 같지만, 꼭 그 중에서 하나만을 고르라는 압박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으니, 내가 생각하는 대답을 들려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 아문센의 대비와 스콧의 목적을 고르고 싶어. 알고 싶은 게 너무 많거든.”

 

 

 

나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던 것인지 방금 전까지 보였던 걱정은 어디로 갔는지 렌코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메리라면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어. 숨겨진 것을 파헤쳐서 알아내고 싶지만, 위험은 가급적 적게 감수하고 싶다는 거 아냐?”

 

맞아. 너무 큰 위험을 감수하는 건…,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좀 피하고 싶네.”

 

그게 모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기도 하지.”

 

 

 

흠잡을 곳 없이 적확한 말이었기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을 보니 거리는 참으로 짧지만 신호등이 있고, 빨간색 불이 들어와 있기에 잠시 걸음을 멈췄다. 좌측에서부터 차량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고, 차량 몇 대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거리에 사람이 몇 명인가 걷고 있는 것도 보였는데, 이제야 이곳이 말그대로 내가 평소에 살아 숨쉬는 현실 그 자체임이 제대로 느껴졌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라는 것은 나도 아직 무어라 설명하기에 난해한 측면이 있어서, 어떤 상황에서 자주 마주할 수 있는지 체득한 것이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이곳에서는 평범한 사람이 볼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그저 고개를 끄덕였을 뿐, 무언가 따로 대답을 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챘는지 렌코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감수하지 않아도 되는 위험은 피하되, 감수해야만 하는 위험은 감수하는 게 모험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겠지….”

 

모험은 쓸데없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야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법이니까.”

 

그렇지! 메리가 아주 잘 알고 있네.”

 

렌코와 함께 모험을 한 경험이 충분히 있으니까.”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니까.

 

그 모험으로 인해 입원했던 적이 있었던 만큼 그것을 모험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위험은 불가피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것일까?

 

분명 갑자기 일어난 것인 만큼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적확할 것 같다.

 

그러나, 그러한 위험도 가급적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은 만큼, 그 당시에 있었던 일은 반드시 좋은 것이라고 할 순 없겠지.

 

그렇다면 좋은 모험이란 무엇일까?

 

위험하더라도, 그 위험에 충분히 대비하여서 위기에 처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걸까?

 

그렇다면 그것을 두고 격한 여행이라고 하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지 않을까?

 

잘 모르겠지만, 여행과 모험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과거, 그러니까 아주 먼 옛날에는 여행을 하는 것에도 목숨을 걸어야 했던 만큼, 여행과 모험은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거의 없는 행위일 수도 있겠다.

 

그렇기에 렌코와 나의 활동은 모험이자 여행이라고 하여도 의미 전달에 있어서 큰 문제는 없겠구나.

 

 

 

그러게, 메리와 떠난 모험이 적다고는 못하겠네.”

 

 

 

그렇게 말하면서 쿡쿡 웃는 렌코의 모습을 보니 나도 웃음이 절로 나왔다.

 

세밀하게 얘기하면, 분명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를 두고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기에 굳이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굳이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인지, 자세한 내막에 대해서 얘기하지는 않았다.

 

렌코의 웃는 표정이 참으로 해맑아서 어딘가 장난기가 동하게 되었는데, 그것을 해소하고 싶다는 생각에 렌코에게 한마디 건넸다.

 

 

 

렌코, 모험의 본질을 생각해보자면, 주식도 모험이라고 할 수 있겠지?”

 

갑자기 주식 얘기는 왜 하는 거야?”

 

 

 

어딘가 찔린 구석이 있었는지 렌코의 웃음기가 조금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물론, 장난임을 알고 있기에 어디까지 어울려줄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는데, 그 모습을 조금이나마 감상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횡단보도의 신호등에서 녹색 빛이 켜졌기에 앞을 볼 수밖에 없었다.

 

 

 

주식도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모험하고 비슷하지 않나 싶어서.”

 

그것도 모험이 맞긴 하지….”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여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금융거래이기에, 주식과 같은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것 또한 모험의 한 종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니까.

 

물론, 나와 렌코가 함께 행했던 그런 모험과는 느낌적으로 다른 것 같지만, 리스크를 감수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유사하다고 하여도 무리는 없으리라.

 

내가 알기로는 분명 렌코가 주식에 돈을 좀 투자한 걸로 기억하는데, 도통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을 보니 성과가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금전과 관련된 일이라 말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아는 렌코, 여태까지 내가 상대했던 렌코는 그런 이유로 침묵을 유지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기에, 그런 사유에 대해서는 배제하여도 괜찮겠지.

 

 

 

그래서 스커미온[1]보다 더 굉장한 메모리 후보는 어디로 간 거야?”

 

그건….”

 

결국 투자에는 실패했다는 거구나….”

 

 

 

렌코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측은함이 느껴졌지만, 어떻게 말해야 위로가 될 지 떠오르는 바가 없기에 그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혹시 렌코의 마음에 무언가 상처를 준 게 아닌가 싶어서 확인했더니 렌코의 표정이 그다지 어둡지 않아서 마음이 조금 놓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투자 실패는 좋은 일이 아니고, 나쁜 일인 만큼 내가 이걸로 더욱 장난을 치는 건 렌코를 조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기에 살짝 다른 주제로 넘기고자, 하던 말을 이었다.

 

 

 

미안….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나 보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요리는 내가 할게.”

 

정말?”

 

 

 

렌코의 얼굴이 밝아졌다.

 

마치 지금까지 장난에 어울려주고 있었던 것만 같았는데, 그것이 단순한 착각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 함께 식사를 하는 일이 생기면, 요리를 주로 내가 했다는 점과 지금 내 왼손에 들려 있는 비닐 봉투에 들어 있는 식재료의 대부분이 그저 단순 조리를 요구하는 물건이라는 점 등이 그 근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렌코의 안색이 밝아진 것에서 마음이 조금 놓였는데, 어차피 다른 사람이었다면 기분 나쁠 수도 잇는 발언이었던 만큼 나의 대처가 그렇게 나쁜 건 아니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또한 함께 들었다.

 

 

 

물론이지, 이렇게 보여도 요리에는 자신 있다구?”

 

 

 

고개를 끄덕이면서 렌코에게 말했다.

 

 

 

물론 렌코보다 내가 요리를 더 잘하기에 자신이 있다고 말한 것 자체는 거짓말이 아니다.

 

내가 자신감을 느끼겠다는데, 그걸 두고 누가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적절치 못한 면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니까.

 

원래 사람의 정신과 감정은 상대적인 것이고, 또 그렇기에 절대적인 척도를 정하기 난해한 경향이 강해서, 병리가 아닌 이상 어떠한 한 척도를 정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면이 강한 것이 심리, 정신과 관련된 학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내가 렌코보다 요리를 잘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명백한 사실이니까, 내가 자신감을 갖는 것도 근거가 아주 없는 일은 아니니까, 그리고 결과적으로 같은 식재료를 사용했을 때 좀 더 나은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렌코에게도 나쁜 것이 아니고, 내게도 나쁜 것이 아니기에,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그래, 메리가 요리를 잘 하긴 하지. 요리를 하는 것만 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결과는 항상 좋으니까.”

 

?”



[1] 스커미온(skyrmion) : 자성체 안의 전자 스핀이 단순히 한 방향으로 정렬되는 대신 소용돌이처럼 꼬여 있는 국소 구조를 말한다. 이러한 구조는 상대적으로 강한 안정성을 보일 수 있으며, 차세대 메모리 후보 중 하나로 연구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해당 소설에서는 이미 연구가 되고도 남았을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