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창작 소설

[동방프로젝트 2차창작 소설] 마차철도 기관사 세키반키 씨의 일일 1편(馬車鉄道機関士赤蛮奇之一日・一) 8~13p

서명수 2026. 2. 23. 23:04

환상의 벗(幻想之友) 2025년 7월호(제1호, 창간호)에 투고한 원고인 마차철도 기관사 세키반키 씨의 일일(馬車鉄道機関士赤蛮奇之一日・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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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끼리 부딪혀 퍼지는 파열음에 정신이 들었다.

 

이불을 덥지 않고 그저 깔기만 했지만, 8월의 열기가 내 몸을 감싼 채로 도저히 놓아주지 않는 것이 혹서기가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이 느껴져 하루를 시작하지 않고, 그저 늘어져 있고 싶었지만, 하루하루를 볼품없는 일을 하며 연명해야 하는 나에게 있어서 그런 짓은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기에 눈을 떴다.

 

초가 녹아서 미리 꽂아 두었던 못이 떨어져 쇠로 만들어진 조잡한 그릇과 만나 다시 한번 방금 전과 같은 소리를 내었다.

 

바로 옆에는 탁상시계가 있었는데, 시침이 3을 가리키고 있고, 분침은 2를 가리키고 있었다.

 

자명종 기능을 사용했더라면, 분명 3시 정각에 일어날 수 있었을 텐데, 연립주택이라 무슨 소리만 나면 바로 문을 두들기면서 나에게 윽박지르는 이상한 인간이 있기에 초에 못을 꽂을 수밖에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릇을 보았다.

 

이미 못이 3개 정도 떨어져 있는 것을 보니, 그래도 늦잠을 심하게 잔 것은 아닌지라 내심 마음이 놓였다.

 

지금 불을 껐다간 방안이 온통 어둠으로 가득 찰 것이 뻔했기에 내버려두고, 깔아둔 이불을 정리하려고 했으나 땀에 젖어 있어 괜히 접었다간 더 더러워질 것 같아 이 또한 방치했다.

 

 

 

방 한 구석에 있는 화장대라고 부르기에도 뭣한 작은 탁상 위에 놓여 있는 작은 거울을 통해 그것에 비치는 모습을 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얼굴이 땀에 젖은 것은 여름이니 당연한 것이고, 붉은 단발 머리카락은 살짝 젖은 것이 헝클어진 것이 씻지 않으면 어딘가 아픈 환자처럼 보이기에 좋았다.

 

입고 있는 하얀 나가쥬반[1] 역시 물기가 있어 피부를 비치게 하는데, 지금은 나 혼자 있어서 괜찮지만, 이런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였다간 그 수치에 못이기고 무언가 일을 저지르고 말 것 같은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런 추잡스러운 상태로 있어봐야 좋을 것 하나 없고,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기에 초가 담긴 접시를 들고, 욕실로 향했다.

 

 

 

욕실의 목재 미닫이문을 열자 욕조의 물이 조금씩 증발하고 있었던 것의 영향인지 그래도 조금은 낫다는 착각이 들었다.

 

물론 그래도 더운 것은 매한가지였고, 어차피 욕조의 뚜껑이 덮여 있었기에 큰 의미는 없으리라 생각하며 뚜껑을 열었더니 앞으로 하루나 이틀 정도 쓸 정도의 목욕물이 담겨 있었다.

 

광원이 강한 것은 아니었기에 물에 비치는 모습이 잘 보이진 않았다.

 

 

 

목갑에 들어 있는 칫솔과 영원정제 치약과 세정제, 그리고 살짝 깨지긴 했지만 그래도 쓸 수 있는 잔이 하나 보였다.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상당히 열악하다고 할 수 있을 수준의 욕실에서 그나마 있는 희망이라고 한다면, 역시 영원정의 토끼에게 구매한 것들이겠지 생각하며, 그릇을 물에 닿지 않을 만한 곳에 두고 나가쥬반을 벗어 던졌다.

 

여름의 강렬한 햇빛을 아주 일상적으로 받는 직무에 종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내린 첫눈처럼 새하얀 피부가 드러났다.

 

끈적끈적한 천에서 벗어나니 조금은 나았지만, 그래도 더운 것은 여전했기에 불쾌하긴 마찬가지였다.

 

 

 

정신을 차리자는 의미에서 나무로 된 작은 대야를 들고 욕조의 물을 퍼서 얼굴에 부어버리니 차갑지는 않지만, 열기와 함께 피로 또한 함께 날아간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소금기 머금은 물이 눈에 들어가서 조금 따가워져 눈을 비비니 조금 나아져서 다시 눈을 뜰 수 있었다.

 

머리를 포함한 전신이 이미 물에 다 젖어버렸기에, 세정제가 들어 있는 반들거리는 통을 살짝 기울이니 끈적한 액체가 조금 나왔다.

 

계절과는 전혀 맞지 않지만, 딸기 같은 향이 나는 것을 온몸에 바르니 나 자신이 하나의 과일이 된 것 같아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더위를 먹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임을 깨닫고는 크게 한 숨 쉬었다.

 

달콤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물을 최대한 아껴가며 비누기를 전부 씻어내고, 칫솔에 치약을 살짝 묻혀 이를 닦았다.

 

박하향이 입 안에 퍼지는 것이 박하 잎을 하나 따서 씹는 것만 같았지만, 이 또한 구내의 열기를 씻어내기에는 충분함을 넘어 상쾌함마저 느껴졌기에 썩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몸을 다 씻어내고, 걸려 있던 천조각으로 닦아내니 이제야 좀 하루를 시작할 기운이 들었다.

 

욕실에서 나와 나가쥬반을 대충 이불 위에 던져 두고, 접시를 탁상에 두었다.

 

시계를 보니 아직 3 25분이어서 조금 시간이 남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에 계속 있어봐야 할 수 있는 게 없었기에 옷장을 열었다.

 

옷장에는 평소에 입던 빨간 망토와 검은 셔츠와 붉은 치마, 그리고 파란 리본과 함께 깃이 달린 하늘색 상의와 무릎까지 오는 감색 치마에 손을 뻗었다.

 

흔히 제복이라고 하는 이 옷은 자신의 소속을 알리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직무 수행을 하고 있다는 표식이기도 하고, 출근하는 날이기도 해서 그것을 입었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연명하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입어야 하는 것이고, 괜히 평상복을 입고 기업소에서 갈아입겠다는 심산으로 나갔다가 괜히 경찰의 검문에나 걸리지 않으면 다행이다.

 

 

 

제복을 입고, 치마와 색이 같은 모자를 하나 쓰고 거울을 보니 이제야 좀 깔끔해 보이는 것이 옷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생긴 건 썩 마음에 들었다.

 

그렇지만 나의 생김새는 내가 워낙 잘 알고 있기도 하고, 또한 감상할 시간은 없었기에 대나무 병에 들어 있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구석에 있던 내 예비용 머리 중 세 개를 집안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두고 현관문을 열었다.

 

너머로는 허름한 나무벽이 보였다. 여기까진 늘 보는 것이니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지만, 복도로 나올 때마다 썩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것은 언제쯤 적응할지 얼굴이 찌푸려졌다.

 

 

 

계단을 통해 3층에서 1층으로 내려갔다.

 

내려오니 담장 너머로 사람이 딱히 보이진 않았다.

 

위를 올려다보니 내가 살고 있는 5층 연립주택이 밤하늘을 가리고 있긴 해도, 달과 별마저 가리진 않았기에 마냥 어둡지는 않았다.

 

물론 인간들은 어둡다고 하겠지만.

 

 

 

연립주택 부지 밖으로 나와 내가 적을 두고 있는 사업소까지 걸었다.

 

마을 시가지 밖에 있는 곳이라 거리가 상당했기에 검문에 한 번은 걸리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총을 들고 순찰하는 경찰과 마주쳐도 내가 요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제복을 입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제 갈길 가는 것이 피차 서로 귀찮게 하지 않는 게 느껴졌다.

 

그 외에도 아침에 출근을 하겠다고 분주히 움직이는 인간이나 요괴도 없었고, 또한 대로에 돌아다니는 마차철도나 승합마차도 보이지 않았다.

 

간간히 새벽에 한 건 크게 잡으려는 인력거꾼들이 술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승객을 찾고 있었지만, 나에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다만, 술을 마시고 구토하는 인간, 술인지 아편인지 무언가에 취해서 길바닥에 곯아떨어진 인간 같이 꼴사나운 게 보이긴 했지만, 내 일이 아니니 애써 무시했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입장인지 비록 다른 제복이지만, 그래도 출근하는 자들도 몇 보였기에 이 새벽에 나만 일하러 가는 것은 아님을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지만, 가슴에 느껴지는 바가 있어 조금은 안심되었다.

 

그러나 역시 지내는 곳이 썩 좋지 않은 곳이라 사리분별을 제대로 못하는 자가 나에게 던지는 추파만큼은 참기가 어려웠는데, 그것에 반응하여 주먹을 날렸다간 괜히 나만 추방되어 귀찮아질 게 뻔했기에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걸으니 어느새 마을 시가지 입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스등 옆에 감색 제복을 입고, 총을 들고 있는 군인이 두 명 보였다. 이들은 내가 오는 것을 보고는 잠깐 다가오더니 내 행색을 보고는 납득했다는 듯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들 중에 딱히 아는 얼굴은 없었기에 그저 무시하고 지나쳤다. 이대로 계속해서 길을 따라 걸으니 양옆으로 논밭이 보였는데 특히 벼 수확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듯이 아직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꼿꼿하게 펼쳐진 녹색빛이 보였다.

 

바람이 시원하다고 생각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살짝 부니 그 모습이 내가 바다를 제대로 본 기억은 딱히 나지 않지만, 파도라고 하는 표현을 그대로 논밭에 옮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풍경을 감상할 정도로 한가로운 것은 아니었기에, 눈 옆을 스쳐가는 하나의 배경 정도로나 삼았다.

 

 

 

주변에 보이는 것도 그저 논밭일 뿐, 무언가 흥미를 끌만한 것은 없었기에 계속해서 걸으니 어느새 불이 켜져 밝은 석재 건물이 보였다.

 

그 주변으로 철로가 여럿 병설되어 있었지만, 아직 운영시간이 아닌지라 마차를 끄는 말이나 요괴가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구석에 담배를 피우면서 자기들끼리 무언가 재미있는 것을 얘기하고 있는 직원 무리가 보이는 것을 보니 이제야 그저 연명하기 위한 하루가 시작되었음이 진정으로 느껴졌다.

 

 

 

역사 같이 보이는 건물에 들어가니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었다는 차이를 제외하고는 다를 게 없는 제복을 입은 자들이 많이 보였다.

 

저마다 하고 있는 것은 달랐지만, 자신들의 근황에 대해 얘기하는 자들이 말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그 내용이 듣기에 거북한 것이 많았기에 그 방향을 피해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여니 타자기 두드리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고 있는데, 직원들은 내가 들어온 것을 한 번 보기만 하고는 각자 자신이 할 일로 돌아갔다.

 

딱히 의자가 딸려 있지 않은 책상에 놓여 있는 목갑에서 내 이름이 적혀 있는 근무표를 꺼내 펜으로 내 이름과 함께 출근시간을 적고자 했는데, 지금 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어 벽에 있는 괘종시계를 보니 4 13분이어서 그대로 적고 다시 원래대로 집어넣었다.

 

또한 시계 옆에 나무 판자가 걸려 있었는



[1] 나가쥬반(, ながじゅばん) :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이며, 속옷에 해당한다.